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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터뷰> ‘33년 농구 외길’ 김동열 경북농구협회장, 김천 체육의 기반 다지다

김민성 기자 dailylf@naver.com 입력 2026/08/10 17:05 수정 2026.08.10 17:31

 

1993년 김천시체육회 임원으로 체육계에 첫발을 내디딘 김동열(사진) 경상북도농구협회장. 이후 33년 동안 그는 김천과 경북, 나아가 대한민국 농구 발전을 위해 한 길을 걸어왔다.

 

비농구인 출신이라는 점은 오히려 새로운 도전의 동력이 됐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전국의 여자실업농구단이 잇따라 해체되며 선수들이 갈 곳을 잃자, 그는 사재를 털어 선수들을 돌봤다. 그리고 행정기관을 수차례 설득한 끝에 1999년 김천시청 여자실업농구단 창단을 이끌었다.

 

그렇게 출발한 팀을 그는 지난 27년간 단 한 번의 보수도 받지 않고 감독과 단장으로 지켜왔다. 그 결과 전국대회 42회 우승, 전국체전 금메달 11회라는 눈부신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정작 김 회장이 가장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은 메달의 숫자가 아니다. 그가 33년 동안 체육 현장을 지켜온 이유는 언제나 ‘사람’이었다.

 

 

“선수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김 회장의 체육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1999년 김천시청 여자실업농구단 창단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 전국의 여자실업농구단이 잇따라 해체되면서 선수들이 하루아침에 설 자리를 잃었다. 김 회장은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개인 사비 5,000만원을 출자해 오갈 곳 없는 선수 8명을 직접 거두며 팀의 명맥을 이어갔다.

 

이후 고(故) 이의근 경상북도지사와 박팔용 김천시장을 찾아가 끈질기게 설득했고, 마침내 김천시청 여자실업농구단이 정식으로 창단됐다.

 

“당시에는 행정적·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사비로 시작한 팀이 지금까지 단단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보람입니다.”

 

27년 동안 감독과 단장으로 팀을 이끌며 전국대회 42회 우승, 전국체전 금메달 11회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그는 기록보다 선수들의 성장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볼 때마다 모든 고생이 보람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도자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도 선수가 선수로서뿐 아니라 한 사람의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볼 때였습니다.”

 

 

전국 규모 대회 유치… “스포츠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김 회장이 생각하는 체육은 경기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스포츠를 통해 도시를 알리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 역시 체육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는다.

 

한국실업농구연맹 부회장으로 재임하면서는 아시아 국제농구대회를 총 4차례 유치했다. 1회 김천, 2회 상주, 3회 경남 삼천포, 4회 김천에서 대회를 개최하며 위기에 놓였던 한국 실업농구의 활로를 찾는 데 힘을 보탰다.

 

김천에도 전국 규모 대회를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농구대잔치와 MBC배 대학농구대회, 전국종별선수권대회, 초·중·고 구대회, 한국실업여자농구연맹리그전, 전국의료인농구대회 등 굵직한 대회를 김천스포츠타운으로 불러왔다.

 

십수 년 동안 김천을 찾은 선수단과 가족만 5만여 명에 이른다. 스포츠대회가 숙박과 음식점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역의 중요한 자산이 된 셈이다.

 

“좋은 시설이 있다고 해서 스포츠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대회를 유치하고, 선수와 가족들이 김천을 찾고, 그들이 지역에서 머물고 소비하면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스포츠가 지역과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그가 체육행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현장’이다.

 

2000년과 2013년, 2025년 경북도민체전 김천시 유치위원과 2006년 전국체전 유치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2년부터 현재까지 김천시체육회 실무부회장과 상임부회장을 맡아 지역 체육행정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민선 2기 김천시민체육대회 당시에는 시민 화합을 위해 사비로 경품 승용차 2대를 기증하고 체육회 발전기금 3,000만원을 기탁했다. 2016년부터는 선수단의 편의를 위해 사비로 구입한 SUV 차량 2대를 전용으로 제공하는 등 체육인들을 위한 지원도 이어왔다.

 


 

엘리트와 생활체육은 ‘두 바퀴’… “함께 가야 합니다”

 

김 회장이 오랜 체육행정 경험을 통해 얻은 또 하나의 확신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서로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농구 불모지에 가까웠던 김천은 전국체전 종합우승 3회, 종합준우승 3회, 종합 3위 4회라는 성과를 거뒀다. 2021년 전국소년체전에서는 남초부 금메달과 남중부 은메달을, 2025년 제54회 전국소년체전에서는 남중부 은메달과 여초부 동메달을 획득하며 꾸준히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생활체육의 저변이 튼튼해야 그 안에서 우수한 선수가 나올 수 있고, 엘리트체육이 발전해야 생활체육도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두 바퀴가 균형 있게 맞물려야 건강한 체육 생태계가 만들어집니다.”

 

그의 철학은 말에 그치지 않는다.

 

2022년부터 현재까지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실력이 뛰어난 초·중·고 남녀 학생선수들을 매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잠재력 있는 장신 선수 발굴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지원도 꾸준하다. 김천시인재양성재단에 세 차례에 걸쳐 1,5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했으며, 한일여자중·고등학교에 2,000만원, 김천초등학교에 1,500만원을 들여 실외농구장을 조성하는 등 학교 체육과 지역 인재 육성에도 힘을 보탰다.

 


“체육을 넘어 문화와 교육이 함께 성장하는 김천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 회장은 현재 대한민국농구협회 부회장, 대한농구협회 전국 시·도회장 협의회장, 경북체육회 종목단체회장 협의회 회장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의 활동 영역은 체육에만 머물지 않았다.

 

김천혁신도시 및 김천KTX 역사 유치위원, 경상북도 소방 자문위원, 김천소방행정자문단장 등을 맡으며 지역의 주요 현안에도 꾸준히 참여해왔다.

 

돌이켜보면 지난 33년은 한 분야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사람과 지역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온 시간이었다.

 

그가 바라보는 김천의 미래 역시 체육에만 머물지 않는다.

 

“김천은 이미 스포츠도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체육뿐 아니라 문화와 교육이 함께 성장하는 도시가 됐으면 합니다. 시민 모두가 스포츠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체육이 역할을 해야 합니다.”

 

 

33년 동안 체육 현장을 지켜온 그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답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동안 체육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제가 쌓아온 경험을 후배 체육인들과 지역사회에 나누고 싶습니다. 김천 체육과 대한민국 농구 발전을 위해 끝까지 힘을 보태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시간 함께해 준 시민과 체육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 33년 동안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체육은 함께 땀 흘릴 때 더 큰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후배 체육인들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꿈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도 김천 체육과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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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천인
    2026/08/10 20:56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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