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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축제

새책소개> 배명식 목사 고희기념 시집 ‘현존의 사랑’

김민성 기자 dailylf@naver.com 입력 2023/06/19 18:33 수정 2023.06.20 08:27
26년 만에 여섯 번째 시집 발간


시인이자 화가이자 목사인 배명식 시인이 고희를 맞아 26년 만에 여섯 번째 시집 ‘현존의 사랑(도서출판 문단)’을 발간했다.

 

“오랫동안 시집을 내지 못했다.

삶의 우선권을 시골교회를 전전하는 목회 일과 신학교의 강의안을 준비하는 일로 골몰하며 살았기에 시인의 길은 그 다음의 순위에 있었다.

사실인즉은 영성에 대한 신앙 서적을 저술하고 나서 시집을 내리라 결심해서였다.

이 시집은 <밤거리에 아름다운 나무>(97)를 내고 26년 만의 개인 시집이다.

세월은 참 빠르게 달려가고 나는 벌써 70세가 되었다.

이 시집은 얼마 전부터 문학의 초보자들과 함께한 밴드에 올린 글을 모아 엮게 된 것이다.

스스로 시를 쓰는 감성을 놓지 않으려는 원초적 심성으로 쓰였기에 모두가 다듬지 않은 일상의 즉흥시이다.

밴드가 지닌 순간적이고 빠른 저장이 이루어졌기에 밴드에 올린 시는 나의 일기이고 팝콘과 같고 미완성의 글이다.

고희 기념으로 인연의 줄을 이은 이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

시인의 말이다.

 


이번 시집에는 1부 장미, 2부 한천, 3부 우수, 4부 꽃구경, 5부 해후, 6부 설경 등 123편의 시를 총 6부로 나눠 수록했다.

여러 번의 개인전과 초대전을 연 화가이기도 한 배명식 시인은 시집의 표지화 ‘꽃들이 필 때’를 직접 그렸다.

 

안혜숙 소설가는 추천사에서 “시에 있어서 창조의 경험을 수반하는 시적 인식은 시인에게 필수 불가결한 것임과 동시에 시의 원천이므로 그의 시는 간증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찰나의 순간을 잡아채 나날의 삶 속에 끌어안는 힘을 보여줄 수도 있다. 시인은 평범한 삶 가까운 곳에 어른거리는 ‘먼 곳’을 통해 삶다운 삶을 우리에게 다시 꿈꾸게 한다”고 밝혔다.

 

강민숙 시인(문학박사)은 “25년 만에 다시 만난 <문학과 의식>문예지 이전 출판기념회에서 그는 홍매화 한그루를 들고 나타났다. 매화나무를 들고 있는 그의 손이 눈부시게 아름다워 보였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했다. 아, 시인이구나. 이번 시집에는 매향이 가득할 것 같아 빨리 받아보고 싶다”고 전했다.

 

황학주 시인은 "평범한 일상의 낮은 목소리에서부터 내면세계와 신앙을 응시하는 시선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은 스펙트럼이 있고, 체험과 느낌에 충실한 글로 엮어져 있다. 그가 자신의 시간 속에서 구한 것은 인간과 신에 대한 애정과 일상에 대한 따뜻한 주시, 그리고 사물이나 세계에 있을 뻐한 영혼의 흔적들인데 그것은 시인으로서의 그의 항적을 어느 정도 그려 보인다"고 했다.   

 

그의 작품 ‘오월이 오면’ 이다.

“오월이 오면 온 몸으로 라일락 향기를 맡는다/신혼의 집 뜨락에는 집주인이 심어놓은/분홍빛 연산홍이 지고 있어 다음 봄을 기다리게 한다//먼데 있던 고향 친구가 찾아와서 근처에 살겠다 했었는데/시방은 양수리에 작은 무덤을 차지하고/나의 얼굴에 눈물을 흐르게 만들었다/부재를 받아드릴 마음이 세월 지나도 아직 열리지 않는구나//아카시아 꽃향기가 진동하는 5월의 산길에는/정다운 붓꽃도 솟아오르고/내 머리를 닮은 싸리나무도 바람에 흔들리며/내 눈을 환하게 만든다//낮에는 먹이를 쫓는 새들이/초록의 빛이 된 나무들 사이를 오가고/석양의 노을도 사라진 밤에는/여전히 샛별이 초승달과 함께 떠올라/나의 가슴을 쓸어주고/비어있는 예배당에 오래 앉아/가난한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게 한다//오월이 오면 태어난 고향 빛고을 산수동/오르막길에/푸라타나스 나무들 바람에 흔들린다/부처님 오신날 태어난 내 손을 잡고/어머니가 남도의 가난한 절간을 돌아다니다가/어느날 상여에 몸을 싣고 세상 버리시더니/가끔은 옛집에 나타나 나를 뒤돌아 보며/잠시 목례를 하고 가시는데/이별은 잠시이고 영원의 길은 멀지 않았음을/깨닫게 한다//”

 

 

배명식 시인은 1954년 광주광역시에서 출생해 예원예술대학교를 졸업(문학사)하고 칼빈신학교 신과, 총신대학 신학대학원과 미국 트리니티 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목회학, 철학 및 신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대문학(93)> 추천, 계간 <문학과 의식(93, 시)>, 문학세계(94, 소설)로 등단했다. 시집 <다른 하늘을 그리며>(90), <바위 사이 작은 꽃망울 하나>(93), <사랑하기 위해 서 있는 나무>(93), <가끔씩 반어법을 쓰고 있다>(94), <밤 거리에 아름다운 나무>(97)가 있다. 산문집 <마음에 감동을 주는 이야기>(2012), <이따금 이야기 한잔>(2013), <마음의 거울>(2015), <마음을 열어 주는 120가지 지혜>(2001) 외 다수. 수상은 서울 시인상(97), 미국 에피포도 문학상(98), 한국 크리스챤 시인상(98), 허균 문학상(2004), 세계환경 문학상(2022) 외 다수.

화가로서는 한일미술대전(1993), 한국문화예술대상전(1994), 국민미술대전(1995)에서 수상하고, 세종갤러리(1993) 외 8회의 개인전 및 10회의 시화전을 국내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애틀에서 가졌다.

 

현재 상주 '모동제일교회' 목사로 재직하며 한국 크리스챤시인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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