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산의 찬 기운이 오히려 더 뜨거워
산빛이 고운 품안에 가람 하나 세웠다
낙강이 굽이치는 십리 밖 먼 길 찾아
구름이 하도 고와 온 형상이 자비로운
아! 저기 황악 기슭에 부처님이 또 계신다
천육백년 그 이전에 다 비운 마음으로
곧게 편 손끝으로 서쪽 하늘 가르키며
청청한 불심 하나로 구도의 길 펼쳤다
절터가 따로 있고 깨닭음은 또 있는가
해맑은 눈빛으로 삼라만상 다시 보면
생각이 닿는 곳마다 자하문이 열린다
고요한 묵상으로 아도화상 걷던 첫 길
왕조가 쇠락하는 이어진 세월 속에
범종의 긴 목소리만 향불되어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