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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축제

詩밭> 벌초

데일리김천tv 기자 dailylf@naver.com 입력 2021/09/13 09:33 수정 2021.09.13 09:47
김덕희(시조시인.전 문경교육지원청 교육장.현 대구카톨릭대학교 교수)

태양이  머무는  대지 위의  둥근 공간

영혼을  다 못  삭인  기억을  가둬 두고 

한 세월  지난 시간들  지하에 잠든  혼백


저마다  생의  아픔  파랗게 멎은 집터 

대리석  조각 위에  삶의  이력 새겨 두고

저토록  쓸쓸히 누워  초목 속에  잠겼다


먼 옛날 뿌리 찾아  몇 등성 길을 헤쳐

김해김씨 판서공파  비석 앞에 절 올리며

조상님  계신 산자락  풀을 베며 기도한다


어제와 오늘이 여기서 만났으니 

수백년  연 이어 온  그 핏줄  맥박 찾아

우리네  후손 모두들  꿈을 펴게 하소서


잡초를  가다듬고 큰 풀을 베어내며

흙 한줌  움켜 쥐고 정성으로 묘를 다져

저 먼산 무지개처럼  가문 화목 다짐한다


온 종일  조상 향한   마음을  열어두고

해마다   살펴보는  우리들  작은 손길

뒤돌아  걸어 내려와  선조 모습 새긴다


온갖 욕심 다 버리고  청정하게 살아라

귓전에 들려오는 할아버지 당부 말씀  

산바람  메아리 되어  구름처럼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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